오용되고 있는 달란트

paradise(비회원)님 | 2009.08.04 08:36 | 조회 1394

우리교회에서 어린이 주일학교에 달란트시상 제도를 도입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소수의 몇 분으로부터 나왔다.

달란트 시상제도를 오랫동안 지켜 봐 온 본인으로서는 그것을 교회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 개운하지가 않다.

교회들 중에 참으로 많은 교회들이 어린이 주일학교에 달란트 시장 개설을 목적으로 한 달란트시상 제도를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교회에서 언제부터 달란트시상 제도가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본인이 처음으로 목격한 것만 해도

91년부터였으니 매우 오래된 것 같다.

달란트시상 제도는 아이들이 교회 어린이 주일학교에 한 번 출석하면 00달란트, 한 사람을 교회로 데려오면 00달란트,

연보를 한 번 하면 00달란트, 성경구절암송을 한 번 하면 00달란트를 아이들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 어린이 주일학교에 연속으로 출석이나 연속으로 여러 사람을 교회 주일학교에 데려오거나

빠짐없이 계속적으로 연보 등을 하면 달란트를 지급하는 것이다.

교회에 새로 데려오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고 연보하는 액수가 많을 때는 또한 그 만큼 보너스가 더 주어진다.

달란트 시상을 하는 교회들의 형편에 따라 한 달에 한 번씩 혹은 2-3개월에 한 번씩 달란트 시장을 개설할 수도 있다.

문제는 달란트가 아이들 사이에서 화폐 구실을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아니면 혹은 교회 형편에 따라 2-3개월에 한 번씩 자기들이 소유하고 있는 달란트를 화폐로써

그 액수만큼의 실제 가치를 지니는 물건을 교환할 수 있다.

즉 달란트로써 교회에서 임시로 개설되는 달란트 시장에서 각종 학용품이나 인형, 장난감 등 자기의 구매의사에 따른

물품의 구입이 가능한 것이다.

달란트가 많은 아이는 이것 저것 많이 살 수 있고 달란트가 적은 아이나 달란트 시장을 막 할 무렵에 교회에 처음 나온

아이는 달란트가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아이는 입맛만 다시고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은 자기들 세계의 화폐(달란트)를 더 소유하기 위해 교회출석도 하고 인도와 요절암송, 연보 등도 더 잘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들만으로 평가한다면 그 방법이 크게 나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 문제는 예사로 생각해 버릴 문제는 결코 아니다.

교회 어린이 주일학교 아이들이 열심을 내는 것이 복음이나 진리에 대한 가르침 때문이 아니라 돈 아닌 돈 때문이라면

즉 달란트를 많이 얻기 위한 것 때문이라면 우리는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

아이들은 철이 없으니 달란트로라도 흥미를 유발시키면서 신앙교육을 제대로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할 것인가?

믿음을 가진 교회의 직분자 부모의 아이들은 부모의 강압적인 권유 때문이라도 교회에 출석은 하겠지만

믿음을 가지지 않은 부모의 아이들은 달란트를 가지기 위해 교회에 나오다가 이것이 지급되지 않으면 교회출석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된다.

심지어 아이들끼리 <달란트 따먹기>를 하기도 한다. 이것은 본인이 사역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던 일이다.

물론 당시에는 극소수였지만 지금도 교회안에서는 몇 몇 아이들끼리 <달란트 따먹기>를 하고 있을 지 모를 일이다.

이것을 교사들이나 교역자들이 일일이 감시할 수도 없다.

이 같은 현상을 가지고 생각해 볼 때 교회에서 달란트 시상에 따른 달란트 시장을 목적으로 지급되는 달란트가

아이들 세계에서 교환 가치가 있는 화폐로 생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당연히 마태복음 25장의 말씀 달란트의 비유에 담긴 정신에도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

이에 대해 우리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대수롭지 않은 듯이 일을 하다보면 이런 문제 저런 문제 생길 수 있다.

그런 것까지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말할 것인가? 정녕 이렇게 말한다면 너무 무책임하지 않은가?

우리가 소홀히 여기면서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런 문제 저런 문제로 극소수의 아이들이 잘못된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어린이 주일학교 교육을 담당하는 교역자들과 교사들의 남모르는 수고와 고충은 본인이 잘 안다.

이들은 늘 전도에 대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새로운 방법과 아이디어를 고안해 낸다.

하지만 이러한 고안들이 성경이 교훈하는 바 복음전파 방법과 잘 조화가 되는가 하는 것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우선 보기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성급하게 그런 아이디어를 마구 동원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기독교 서점이나 기독교 백화점 등에서 예사로이 진열되어 팔리는 달란트를 보면서 염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어른들이 별 생각없이 좋다고 여겨서 개발해 낸 아이디어들이 때로는 아이들에게 멍과 상처가 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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